“신생 벤처기업 대표로서 고뇌에 찬 결단이다.”
“‘한국형 구글’이란 창업 정신까지 팽개쳤다.”
NHN이 신생 토종 검색엔진 첫눈을 사들이면서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인수·합병(M&A)에 대한 양사의 공식 입장은 ‘해외 진출’, 특히 일본 시장 진입을 위한 의기투합이다. 첫눈의 선택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불확실한 한국 벤처 토양에 뿌리내리기보다는 가능성이 큰 미래로 방향을 튼 현실적인 선택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우수한 개발인력 풀을 구축해 기업 가치를 극대화한 뒤 성공적인 M&A를 이끌어 낸 장병규 전 첫눈 사장의 능력도 돋보였다는 평가다.
반면, 첫눈의 피인수에 실망한 사람들은 ‘지나친 베팅’이란 비난을 쏟아냈다. 첫눈의 기술력이 인터넷 검색시장에서 충분히 검증받지 못했기 때문에 NHN의 첫눈 인수 결정은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구글의 한국 시장 진출을 저지하기 위한 방패막이로 첫눈이 가장 적당했기 때문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 검색엔진 전문가는 “350억원이란 인수금액은 분명히 고평가 된 측면이 있다”며 “구글의 한국시장 진출 가능성과 맞물리면서 첫눈에는 매우 유리한 매각환경이 조성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치열한 시장경쟁 속에서 선제공격이든 방어진지 구축이든 M&A 전략을 택하는 것은 분명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또 NHN의 선택과 첫눈의 판단을 일방적으로 폄하해서도 안 될 것이다.
다만, 새로운 검색 서비스의 지평을 열어온 첫눈의 도전과 실험정신에 찬사를 보내온 사용자들은 “선택권을 빼앗긴 것이나 다름없다”며 첫눈의 포털체제 편입을 성토하고 있다. “훼손된 부분은 있지만 더 큰 도전을 하는 과정으로 봐 줬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인 첫눈의 장 전 대표. 지금이라도 ‘한여름에 내린 첫눈은 기상이변’이라는 평가를 냉정하게 되새겨 봐야 하지 않을까.
세계일보 인터넷뉴스부 서명덕 기자
2006.07.03 (월) 21: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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